통관 전 수산물 빼돌리기, 절도 넘어 ‘무신고 수입’으로 처벌
러시아산 대게와 킹크랩을 보세창고로 옮기는 과정에서 빼돌려 국내에 유통한 수산물업자에게 징역 6년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은 세관 신고와 통관 절차를 거치기 전에 물품을 국내로 반입한 행위가 관세법상 무신고 수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통관을 앞둔 러시아산 수산물을 운송 과정에서 빼돌려 국내에 유통한 수산물업자에게 중형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은 특수절도와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수산물 유통업체 운영자에게 징역 6년과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약 36억 원의 추징 명령도 유지됐습니다.
피고인과 공범들은 2023년 2월부터 2024년 3월까지 동해항과 속초항을 통해 들어온 러시아산 대게와 킹크랩 등을 세관 통관 전에 빼돌린 혐의를 받았습니다. 범행에 이용된 냉동탑차에는 외부에서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별도의 밀실이 설치돼 있었으며, 수산물을 보세창고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일부 물량을 은밀하게 분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이 빼돌린 수산물은 총 6만 2,083kg으로, 통관 전 가격을 기준으로 약 30억 원에 달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추가 범행을 시도하다 냉동탑차 밀실 문이 열리지 않아 미수에 그친 사례도 포함됐습니다.
재판에서는 통관 전에 물품을 빼돌린 행위를 관세법상 수입으로 볼 수 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됐습니다. 피고인 측에서는 정상적인 수입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을 다퉜지만, 법원은 오히려 세관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채 물품을 국내에 유통한 행위 자체가 무신고 수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관세법상 외국 물품은 정해진 수입 신고와 통관 절차를 거쳐야 국내에 반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입 신고 전 보세운송 중인 물품을 임의로 빼내 국내에서 판매하거나 유통한다면, 단순한 절도에 그치지 않고 관세법 위반 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습니다.
추징 범위에 관한 판단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원은 관세법상 추징이 범죄수익을 회수하는 기능뿐 아니라 징벌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다고 봤습니다. 이에 따라 범칙 물품을 실제로 소유하거나 보관했는지와 관계없이 범행에 가담한 사람 모두에게 범죄 당시 국내 도매가격에 상당하는 금액을 각각 추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원심의 해석에 법리적 잘못이 없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통관 전 물품을 운송 과정에서 빼돌리는 행위가 절도죄뿐 아니라 무신고 수입에 따른 관세법 위반으로도 엄중하게 처벌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수입업체와 물류업체는 보세운송 과정에서 물품의 수량과 이동 경로를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운송기사나 협력업체가 범행에 가담한 경우 업체 관계자까지 형사책임과 거액의 추징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차량 적재함 점검과 운송기록 관리, 보세구역 출입 통제 등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법률신문] ‘러시아산 수산물 빼돌리기’ 유통업자 징역 6년 확정
